아이를 낳고 육아가 시작되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일상이 펼쳐집니다. 특히 2세에서 6세 사이 유아기를 보내는 부모님에게는 "여행"이란 단어 자체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오히려 이 시기야말로 아이의 오감 발달과 정서 안정, 가족 간 유대감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물론 아무 곳이나 갈 수는 없죠. 기온, 거리, 안전, 음식, 숙소, 의료 시스템, 유아용 시설 등 수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여행 블로거인 제가 직접 추천하는 유아 동반 여름 해외여행지 3곳을 소개합니다. 제가 실제로 다녀왔거나 철저히 비교·조사한 곳들로, 6~8월 성수기에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들만 골랐어요.
일본 홋카이도 – 유아도 편안한, 여름 날씨 천국
일본은 가까우면서도 여행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유아 동반 가족에게 최고의 선택지입니다. 그중에서도 홋카이도는 여름에 더욱 빛나는 곳이에요. 한국은 6~8월이 되면 무더위와 습기로 외출하기도 힘들지만, 홋카이도는 평균 22~26도의 선선한 날씨로, 아이도 부모도 땀 흘리지 않고 쾌적한 여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아직 더위에 민감한 2세~4세 유아에게 이 점은 정말 큰 장점이에요.
홋카이도의 대표 여행지인 후라노 라벤더 밭은 유아가 시각적으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꽃 천국이에요. 아이가 꽃 사이를 뛰놀거나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은 그야말로 인생샷 포인트죠. 또 하나 추천하고 싶은 곳은 아사히야마 동물원입니다. 수족관과 동물원이 결합된 구조인데, 동물이 움직이는 통로를 유리로 설치해 아이들이 흥미진진하게 관찰할 수 있어요.
홋카이도의 대부분 음식은 자극적이지 않아서 유아 식사 걱정도 없어요. 우동, 오니기리, 푸딩, 우유, 과일 모두 일본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식당은 유아용 의자, 식기, 키즈 메뉴가 기본입니다. 숙소도 키즈 플로어가 따로 있는 호텔이 많아 잠자는 시간까지 아이 중심 여행이 가능하죠.
비행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시차도 없어 컨디션 관리가 쉬워요. 홋카이도는 유모차 휴대가 편리하고 렌터카 이용 시 카시트 대여도 쉬워서 유아 동반 가족에게 모든 면에서 부담 없는 여름 여행지입니다.
대만 타이중 – 따뜻한 마음과 친절한 환경이 있는 도시
“아이가 있어서 여행하기 불편하겠어요”라는 말, 대만에서는 들을 일이 없습니다. 정말이에요. 대만 사람들은 아이에게 유난히 다정하고 배려심이 깊어요. 저는 대만 여행 중 여러 번 아이를 데리고 간 적이 있는데, 타이중은 유아 동반 여행지로 특히 추천드리고 싶어요.
타이중은 수도 타이베이보다 관광객이 적어 여유롭고, 여름철 기온도 28~32도로 높지만 습도가 덜해서 체감 불쾌지수가 낮아요. 아이와 함께 꼭 가볼 곳은 국립자연과학박물관입니다. 공룡 뼈 전시, 키즈 전용 체험관이 있어서 초등 저학년은 물론 유아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어요. 내부에 유모차 대여, 기저귀 교환대, 수유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서 하루 종일 있어도 괜찮을 정도예요.
카오메이 습지는 유모차를 끌며 석양 속을 걷는 포인트예요. 바닷바람 맞으며 걷는 데크길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마음을 씻어주는 산책이 될 거예요.
식사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대부분 음식은 간이 심하지 않고, 죽, 우육면, 찐만두 같이 부드러운 메뉴가 많아 유아도 잘 먹어요. 간이 센 음식은 “무 매운맛(不要辣)”으로 주문하면 돼요.
호텔도 아이와 함께 머무는 걸 고려해 유아 침대, 욕조, 젖병 소독기 등을 준비해주는 곳이 많고, 예약 시 요청하면 거의 다 반영해 줍니다. 무엇보다 대만은 병원 접근성이 뛰어나고, 약국에서도 유아 약을 쉽게 구할 수 있어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도 대처가 가능합니다. 대만은 육아 중에도 진심으로 '여행 좀 다녀왔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독일 뮌헨 – 유럽의 중심, 유아를 존중하는 시스템
“유럽여행은 아이가 좀 더 크고 나서”라고 생각하셨다면, 뮌헨만큼은 예외로 두셔도 됩니다. 독일은 유럽에서도 유아 복지와 안전, 교통 시스템이 최고 수준인 나라예요. 그중 뮌헨은 도시 자체가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어서 유아 동반 첫 유럽 여행으로 추천합니다.
대표적인 장소는 엥글리셔 가르텐(영국식 정원)입니다. 뮌헨 시내에 위치한 거대한 공원인데요, 유모차 밀며 걷기 좋은 평지 산책로와 나무 그늘, 작은 호수, 오리들이 있어 아이가 자연스럽게 자연과 교감할 수 있어요. 피크닉 매트만 챙기면 하루가 훌쩍 지나갈 정도예요.
또 하나는 독일박물관인데, 과학·기술 전시관이지만 어린이 전용 체험 공간이 따로 있어요. 톱니바퀴 돌리기, 기차 시뮬레이터 등 유아가 신나게 놀 수 있어, 비 오는 날에도 좋은 코스예요.
독일은 음식도 유아 친화적입니다. 감자, 치즈, 구운 닭고기 등 부담 없는 메뉴가 많고, 대부분 식당에 키즈 의자와 키즈세트가 있습니다. 숙소는 ‘아파트먼트형 호텔’이 많아 간단한 요리를 해 먹을 수도 있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냉장고 등 장기 숙박에 필요한 가전들이 잘 갖춰져 있어요.
뮌헨의 대중교통은 유모차 전용 구간이 있고, 대부분의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이동도 어렵지 않아요. 무엇보다도 뮌헨은 병원 예약 시스템이 철저하고 빠르기 때문에 응급 상황에도 부모가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유럽 감성과 안전, 실용성을 모두 잡은 뮌헨은 유아와 함께 떠나는 첫 유럽 여행으로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결론: 유아와 함께라면, 준비된 여행지가 답입니다
많은 부모가 아이가 어릴수록 “해외는 힘들 것 같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 홋카이도, 대만 타이중, 독일 뮌헨처럼 유아를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여행지를 선택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 ✔️ 유모차 이동의 편리함
- ✔️ 유아 식사와 위생에 대한 배려
- ✔️ 응급 상황에 대한 대비
- ✔️ 아이가 체험하고 뛰놀 수 있는 공간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되는 곳이라면, 유아와의 해외여행은 오히려 가족 모두에게 값진 시간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육아의 일상에 지쳤다면, 이번 여름은 아이와 함께 세상으로 나아가 보세요. 아이의 웃음, 자연 속에서의 여유, 부모의 충전… 모두 그곳에 있습니다.